문신, 수염, 빡빡이… 그들은 왜 그렇게 꾸밀까?
그게.. 퍼스널 브랜딩...?!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과 스쳐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중엔 단 몇 초 만에 시선을 사로잡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문신, 수염, 빡빡이.’
단 하나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주는데,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보인다면 어떨까요?
아마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저 사람.. 왜 굳이 저렇게까지 했을까?”
그 사람의 성격, 취향, 심지어 삶의 태도까지 무심코 짐작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외형은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전략적인 이미지 설계, 즉 퍼스널 브랜딩의 일부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유전적 이유, 종교적 배경, 의료적 사정 등으로 이런 외형을 갖게 된 분들도 계시지만, 이번 콘텐츠에서 이야기하려는 대상은 그런 분들이 아닙니다.
오늘 디그에이는 ‘문신’, ‘수염’, ‘민머리’라는 강한 외형을 의도적으로 택한 사람들에 주목합니다. 호불호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잠시 접어두고, 그들이 어떤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 있는지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관점에서 차근차근 들여다보려 합니다.
첫 번째 ‘마초형’, 마초적 이미지가 만들어낸 브랜드와 인물들
골목을 걷던 중 문신, 수염, 빡빡이를 한 사내와 마주친다면 사람들은 이렇게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서워 보인다, 거칠다, 불량하다”
혹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더라도,
“터프하다, 마초 같다, 위압적이다”
이건 단순한 선입견은 아닙니다. 이 세 가지 외형 요소는 오래전부터 ‘마초적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시각적 장치로 널리 활용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차원의 마초 브랜딩 전략 – 할리데이비슨
마초적 이미지와 뗄레야 뗄 수가 없는 상남자들의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이커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을 의인화 한다면 아마도 이런 모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염, 문신, 가죽 재킷, 선글라스, 빡빡머리
이 모든 요소를 포함한 ‘터프한 남자’ 이미지를 할리데이비슨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그리고 할리데이비은 1970년대부터 아예 광고에서 이런 이미지를 주력으로 내세웠습니다. 광고 속 인물들은 언제나 마초적인 스타일, 문신, 수염, 날카로운 눈빛을 한 ‘아웃사이더’였죠. 그리고 메시지는 단순했습니다
“우리는 자유롭고, 강하고,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다.”
실제로 할리의 공식 라이딩 커뮤니티 ‘할리 오너스 그룹(H.O.G.)’은 그 마초적 상징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으며 브랜드 차원에서도 이런 외형을 유지한 ‘이상적인 오너’ 이미지를 홍보해 왔습니다.
즉, 할리데이비슨은 오토바이를 파는 것이 아니라,
‘강하고 독립적인 남자’라는 이미지 패키지를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판 마초 아이콘, 코너 맥그리거
이 마초 브랜딩은 스포츠계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격투기 선수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는 이런 외형 전략의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너 맥그리거는 마치 기업의 로고가 프린팅 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는 축구선수처럼, 자신의 이름을 커다랗게 배에 새기고 드러낸 채 링 위에 오릅니다. 날카롭게 다듬은 턱수염, 깔끔하게 민 머리, 자신만만한 표정. 그리고 과장된 제스처와 언행까지 포함해서 그는 ‘공격적이고 두려움 없는 마초 캐릭터’를 철저히 연출합니다.
흥미로운 건, 그가 이런 외형과 캐릭터를 통해 단순히 ‘강한 선수’가 아니라, ‘브랜드화된 인물’로 진화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자신의 이미지를 활용해 위스키 브랜드(Proper No. Twelve), 스포츠웨어, NFT, 피트니스 앱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며 퍼스널 브랜딩의 위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즉, 문신과 수염, 민머리라는 요소가 단지 외형이 아니라, 자신을 브랜딩하기 위한 강력한 시그니처가 되어버린 셈이죠.
정리하자면 마초적 이미지를 활용하는 사람들과 브랜드에겐 ‘문신, 수염, 빡빡이’ 조합은 단순한 스타일이 아닙니다.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며, 때론 불호를 감수하고서라도 강력한 ‘퍼스널 브랜딩’을 이뤄내는 도구입니다.
그들이 실제로 마초냐고요?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보이길 원하고, 그렇게 보이도록 설계했는가?” 그것이 본질이니까요.
두 번째 ‘예술가형’, 문신과 수염으로 자기 서사를 새기는 사람들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문신은 무서운 거잖아.” “수염은 게으르거나, 지저분해 보여.”
하지만 어떤 예술가들은 이런 인식을 의도적으로 비틀고, 오히려 그 안에 ‘자신의 서사’를 새겨 넣습니다.
타투와 브랜딩, 같은 뿌리에서 왔다?
사실 타투와 브랜딩은 생각보다 가까운 개념입니다.
브랜드(Brand)의 어원인 ‘Brandr’는 ‘불로 지지다’, ‘낙인을 찍다’라는 뜻이고, 타투(Tattoo)의 어원인 ‘Tatau’는 ‘표시하다, 새기다’라는 의미입니다. 둘 다 ‘자신의 정체성’을 외부에 인식시키는 행위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브랜드가 로고와 슬로건으로 자기를 설명하듯, 어떤 예술가들은 자기 몸에 새긴 상징과 형태로 자신을 드러냅니다.
‘타투’로 자아를 디자인한 뮤지션들
타투에 개방적인 미국 문화에서도 대표적인 뮤지션으로 Post Malone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얼굴에 “Stay Away”, “Always Tired” 같은 문신을 새기며, 그는 어쩌면 음악보다 이미지로 먼저 각인된 아티스트입니다. 그리고 그의 외형은 단순히 튀는 게 아닙니다. ‘피곤함’, ‘거리감’, ‘고립된 아웃사이더’라는 정서적 코드를 이미지에 담아, 대중과의 정체성 공유를 시도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전략은 성공했습니다. “쟤 뭐지?”라는 시선이 → “아, 저런 감성을 가진 아티스트구나”로 바뀐 것입니다.
비슷하게 Lady Gaga는 화려한 분장과 파격적인 스타일을 통해 ‘나는 예술 그 자체다’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각인시켰습니다. 수염도 없고 민머리도 아니지만 어쩌면 그보다 한 발자국 더 깊이 들어간 그녀의 퍼스널 브랜딩은 곧 ‘비정형성’ 자체였던 거죠.
디자이너, 창작자들의 ‘외형적 언어’
꼭 미국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국내외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에이터 중엔 문신이나 수염, 혹은 독특한 스타일을 통해 ‘나는 창작하는 사람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몸으로 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거 그냥 겉멋 들어서 나이 먹고 후회 할 짓 한 거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디자이너, 아티스트, 창작자들에게는 무색무취보다는 자기 색이 확실한 게 훨씬 더 유리하거든요. 이런 외형은 단순한 개성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몸에 이식한 셈입니다.
‘예술가’형 퍼스널 브랜딩에서 문신과 수염은 ‘강함’이 아니라 ‘다름’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 ‘다름’은, 세상과 다르게 보고, 다르게 표현하고, 다르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시그니처입니다. 이들에게 문신과 수염, 혹은 파격적인 외형은 단순한 장식으로 치부하긴 어렵습니다. 그들에게 ‘다름’은 자기표현이자, 스스로 만든 브랜드의 언어니까요.
세 번째 ‘모험가형’, 관습에 저항하는 사람들
문신, 수염, 빡빡이와 같은 외형적 특징이 꼭 거칠고 무섭게만 느껴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때로, 그것은 '세상과 다른 길을 걷는 사람', 즉 ‘모험가적 기질’을 가진 사람의 이미지로도 읽힙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실제로 그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차용하고 있습니다.
항해사와 모험가들의 외형
19세기~20세기 초의 선원, 탐험가, 군인들 중 상당수가 수염을 길렀고, 머리는 깔끔하게 밀었으며, 자신의 모험 경험을 문신으로 새겼습니다.
예컨대, 문신은 바다를 건넌 용기와 생존의 증표, 또는 자기 부대와 신념을 드러내는 방식이었죠. 당시 문신은 지금보다 훨씬 더 사회적 낙인이 강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나는 평범한 삶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상징으로 기능했습니다. 사회의 관습과 도덕률이 그들에게 압력을 강하게 줄수록 그들의 문신은 더욱 효능감을 발휘했을 것입니다.
즉, 문신 = 모험의 흔적이자, 수염 = 시간과 경험의 축적, 민머리 = 실용성과 결연함의 표현이었던 셈이죠.
하지만오늘날의 '모험가형 인간'은 꼭 정글이나 바다를 탐험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관습에 도전하고, 조직의 틀을 벗어나고 기존 질서에 반항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성향을 ‘외형’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긱(Geek)스러운 스타트업 창업자들
실리콘밸리의 많은 창업자들은 정장 대신 후드티, 단정한 머리 대신 빡빡이 혹은 장발, 그리고 눈에 띄는 문신(위협적이거나 강한 것보다는 ‘괴짜스러움’에 중점을 둔..)이나 수염으로 자신의 비주류 정체성을 표현합니다.
이는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나는 시스템 밖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사람입니다”라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현대판 히피
자기 몸 하나로 세계를 여행하거나, 사회적 규범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인플루언서, 예술가, 활동가들 중엔
문신과 수염, 파격적인 외형을 '자유의 상징'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외형을 통해 자기 자신을 규범 바깥에 위치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은 단지 외형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그 사람의 콘텐츠, 철학, 행동의 이미지로까지 확장됩니다.
‘모험가’ 유형은 문신, 수염, 민머리를 통해 자유롭고 도전적인 정체성을 구축합니다. 이들의 퍼스널 브랜딩은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매력, 세련됨보다 진정성, 안전함보다 모험을 선택하는 자세를 반영하죠.
그리고 그 외형은, “나는 기존의 세계에 편입되지 않겠다”는 시각적 선언이 됩니다.
보이는 것 너머의 의도
문신, 수염, 빡빡이.
이 외형은 단지 스타일일까요? 아니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언어’일까요?
오늘 우리는 그것이 ‘마초’, ‘예술가’, ‘모험가’ 세 가지 유형의 퍼스널 브랜딩 전략으로 사용되어 왔다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이런 외형을 가졌다고 해서 누구나 마초이고, 예술가이며, 모험가는 아닙니다. 겉모습은 겉모습일 뿐입니다 심지어 제가 언급하지 않은 분류에서 정말, 정-말 안 좋은 이미지에 해당하는 분류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신은 되돌리기가 불가능… 은 아니지만 아주 힘들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외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느냐는 점이겠죠.
지금은 브랜드만이 아닌, 모든 사람이 ‘브랜딩’을 고민하는 시대입니다. 이제는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 하나하나 곧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 됩니다. 그리고 그 표현이 외형적이든, 철학적이든, 우리는 무엇을 ‘드러내느냐’보다 왜, 어떻게 드러내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디그에이는 이처럼 우리 곁에 있지만 잘 몰랐던 ‘브랜딩’의 숨은 언어들을 한 번 더 들여다보며 해석하는 채널이 되고자 합니다.
혹시 '브랜딩' 관점에서 해석해보면 좋을 주제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다음 콘텐츠에서도 흥미로운 주제를 디깅 하여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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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diggingA/
출처 표기된 부분외에 저작권은 디그에이에게 있습니다.
수정 및 재가공은 불가하며, 공유는 자유롭게 해주세요.
참조 자료
https://wreckingcrewhd.com/hog
https://www.instagram.com/harleyownersgroup/
https://shop.conormcgregor.com/pages/mcgregor-brands
https://medium.com/@TheFrameworks/is-conor-mcgregor-a-branding-champion-ec2fa25d21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