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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디지털 노마드 2020. 6. 3. 23:24

    대학 때 현장실습생으로 일했던 곳을 시작으로 스타트업 알게 되었다. 비전을 향해 밤낮으로 일하고, 토론하는 사람들 너무나 멋져 보였다. 정말 후광이 비추어 보인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싶었다. 내가 일했던 곳은 코워킹오피스 스타트업이었다. 덕분에 수많은 창업가들, 스타트업 업계 사람들과 한 학기 동안 같이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고 지금 내가 디지털노마드라는 주제를 가지고 키보드를 두드리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현장실습생을 마친 후에도 몇 년 동안  스타트업 관련된 일들을 해왔다. 창업멤버로 시작하거나, 하다못해 프로젝트 성으로 일을 하더라도 모두 스타트업과 관련된 일들이었다. 행복한 순간이 많았고 정말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그 치열한 경험들 속에서 나는 의문점을 갖게 됐다. `왜 매일 밤을 새워도 결과를 내지 못하는가?` 스타트업은 숙명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야 하는 조직이다. 한 사람이 한 사람 몫만 하면 그 조직은 망한다는 어느 선배가 한 말이 있다. 실제로 그랬다. 한 사람이 두 명 몫이 아니라 세 명 네 명 몫까지 해내야만 했다. 그렇게 점점 나는 회의감을 느껴갔다. 그리고 작년 마지막으로 함께했던 예비창업팀이 해체된 후 나는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큰 회사를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유는 딱 하나였다. 그런 큰 조직은 어떤 시스템으로 굴러가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다행히도 길지 않은 취업준비 기간을 거친 후 국내에서 손꼽는 규모의 광고회사에 UI/UX 팀 디자이너 인턴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나는 그 회사에서 내가 원하던 시스템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원하는 바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거대한 조직의 일원으로서 적응 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미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프로젝트 전체를 통제하는 데에 익숙해져 버렸기에 내게 주어진 작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견디기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렇게 5개월가량 일을 했고 현재는 회사를 퇴사한지 1달쯤 되어간다.



    현재 나는 내가 생각한 바를 구체화하는 시간을 보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비전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 비전은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된다. 창업을 준비하며 나는 내가 하는 일에 2가지 기준을 정했다.

    1. 그 일이 재미있는 일인가?
    2. 그 일이 의미 있는 일인가?

    - 둘 중 한 가지라도 충족한다면 그건 해볼 만한 일이다.

    - 둘 다 충족한다면 그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이 글을 쓰는 행위는 후자에 속했다. 지금 내가 할애하는 시간 대부분은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스타트업에서 경험과 큰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들 모두가 큰 자산이 되어주었다. 특히나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 업무와 의사소통에 있어서 많은 방법론과 도구를 사용해 본 경험이 계획을 구체화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세상이 어찌나 좋아졌는지 정말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언제든 일을 할 수가 있다. 나는 이제 디지털노마드로써의 삶을 꿈꾸고 있다. 일을 떠나서 일상 대부분을 노트북 안에 만들어 놓은 인터넷상의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세상의 변화는 너무나도 빠르지만 우리는 다행히도 변화의 방향성만큼은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디지털 유목민의 사는 방법은 앞으로의 미래에 가장 적합한 사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코로나가 지구를 휩쓰는 현 상황에서 디지털은 가능할지라도 노마드는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 어서 빨리 이 지독한 전염병이 사라지고 노마드할 수 있는 평화로운 지구가 다시 찾아오길 바라본다.

AM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