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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의성이 근육이라면 좋은 작품은 단백질이다
    창작 2021. 9. 12. 18:23
    저는 콘텐츠 광狂입니다.

    하고 있는 일인 디자인이나 영상제작과는 별개로 틈만 나면 영상, 텍스트, 그래픽 등 가리지 않고 온갖 콘텐츠를 보는데 시간을 쓰곤 합니다. 이러한 습관은 초등학생 때부터 형성되어 왔고 어느 시점부터 직접 창작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미비하지만 창작의 언저리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선 디자이너이자 (자칭) 영화광, 그리고 서브컬처 매니아인 제가 여러분들께 아이디어를 솟구치게 만들 작품들을 몇 가지 추천해 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창작력'을 위해 왜 이런 작품들을 봐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운동과 창작 메커니즘의 유사성


    왜 좋은 작품들을 봐야 하는지를 운동에 빗대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운동과 창작의 메커니즘은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우선 운동은 근육량을 늘리는 것, 혹은 힘이 더 강해지는 것이 목표라고 전제하겠습니다. 그리고 창작의 목표는 창작력을 높이는 것, 더 좋은 작업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는 전제를 두도록 하겠습니다.

    운동 특히 헬스(웨이트 트레이닝)에서 말하는 근성장의 3대 요소는 운동, 영양, 휴식입니다. 운동을 통해 근육을 찢고 충분한 단백질을 비롯한 양질의 영양분을 섭취하고 근육의 재료가 될 영양분을 확보합니다. 그리고 휴식을 통해 찢어진 근육이 회복하며 근육이 성장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여기에 창작을 대입해 보자면 아래와 같이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1. 창작(=운동)을 해서 창의력이 깨어나고
    2. 좋은 작품들을 보면서(=영양) 눈을 높이고 내 창작의 기반이 될 나의 취향이 형성되고 견고해집니다.
    3. 마지막으로 나의 작업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반응을 받으며(=휴식) 비로소 창작력이라는 것이 상승하게 되는 거죠.

    이렇게 근성장의 메커니즘에 창작력 성장의 메커니즘을 대입해보면 직무에 관해서도 재밌는 비유를 해볼 수 있습니다. 근육량을 늘려 미적으로 보여지는 게 가장 중요한 보디빌더는 대중문화 창작자에 비유할 수 있고, 가장 무거운 무게를 들기 위해 '힘' 그 자체가 중요한 파워리프터나 스트롱맨은 예술분야의 창작자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이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이해시켜야 하는 물리치료사는 디자이너에 비유할 수 있겠죠.


    좋은 작품은 양질의 단백질과 같다


    다시, 창작에 포커스를 맞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앞서 말한 모든 과정이 중요하겠지만 저는 특히나 좋은 작품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작품이나 콘텐츠를 많이 보는 게 아니라 근성장을 위해 좋은 단백질을 먹어야 하듯이 양질의 콘텐츠를 봐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 개인적으로 큰 영감을 받았던 영화 1편, 애니메이션 1편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창작에 큰 영감을 주는 작품들

    *영화 리뷰를 위한 글이 아니기 때문에 줄거리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1. 로얄테넌바움

    royal tenenbaums (2001)
    첫 번째 작품은 2001년에 개봉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로얄 테넌바움입니다.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색채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감독이자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출하기도 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입니다. 로얄 테넌바움은 앤더슨 감독의 영화 중 유명한 편은 아니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스토리도 좋고 연출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감성적이면서도 통통 튀는 색채미가 압도적인 작품입니다. 비교하자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색감과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크게 다른 점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아름다운 영상 속에서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웨스앤더슨의 영화에서는 아름다운 영상 속 사뭇 비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입니다.


    의상부터 배경 소품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써서 모든 장면 장면이 화보와 같은 영화 로얄테넌바움, 독특한 색채와 미장센으로 영감을 받고 싶은 당신께 추천합니다.

    2. 미드나잇 가스펠

    midnight gospel (2020)
    2020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미국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미드나잇 가스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넷플릭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인스턴트식품 같은 콘텐츠가 많아서..) 블랙미러 이후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어린 시절 꿈속에서 이루어지던 말도 안 되는 상상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이 애니메이션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주로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와 철학, 종교에 대한 것인데요. 꽤나 심오한 주제를 꿈속을 보는 것 같은 이상하면서도 귀여운(?) 비주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매화를 볼 때마다 '어떻게 저런 상상을 했지?', '어떻게 저런 상상을 구현할 생각을 했지?'싶은 대단한 상상력의 향연을 보여주는 이상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괴상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좋아하는 데 상상력의 크기로만 보면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창작의 매너리즘에 빠졌거나 신선한 비주얼을 통해 영감을 받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취향은 오랜 시간이 걸려 형성되는 것이기에


    '좋은 작품이 무엇이냐'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게 가장 큰 판단 기준은 '이 작업물을 창작하는 동안 창작자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고민을 하였는가'입니다. 최소한 이 기준으로 필터링을 하고 나면 적어도 뇌를 굳게 만드는 그런 콘텐츠들은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좋은 작품을 골라서 보려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자신만의 취향이 점차 확고해지며 깊어지고 그 취향이 창작의 근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 어떤 콘텐츠와 문화를 접하며 성장했는지가 중요한 것이기도 하죠.

    저는 새로운 작품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감상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bgm을 틀어 놓는 것처럼 평소에 보지 않더라도 위에서 소개한 작품들처럼 좋아하는 작품들을 평소 틀어놓습니다. 항상 영감을 주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디깅 하는 일은 계속될 거 같습니다. 기회가 될 때 또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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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모스파이레츠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pZZ-SPvgJQXGbsb55M7M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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