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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야생의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창작 2022. 4. 8. 15:25



    나는 디자이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야생의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불과 며칠 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이제 나는 오랜 시간 생각만 했던 나만의 디자인과 창작의 길을 걷기로 결정했다. 이 글은 내가 왜 조직에 몸 담지 않고 나만의 일을 하는지에 대한 변론이자, 내가 디자이너로써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세상과 맞부딪힐 각오를 담은 출사표이기도 하다.



    디자이너라는 이름은 누가 달아주는가

    의사는 의대를 나와 시험을 봐서 자격증 받아야 의사가 되고 축구선수 축구팀에 속해서 경기를 뛰어야 축구선수가 된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는 어떻게 디자이너가 되는가?

    디자이너 협회에서 자격증을 발급해줘야 디자이너 인가? 아니면 회사에서 디자이너라는 직무로 일을 하고 있어야 디자이너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디자인과를 졸업해야 디자이너인가? 아니면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능숙하게 다룰줄 알면 디자이너인가?

    정말 별로 안 좋아하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안하고 넘어갈 수도 없다. 나는 비전공 디자이너다. 대학에선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만들고 창작하고 그리는 일이 너무 좋았기에 대학재학 시절부터 외주 작업을 받으며 디자인을 시작했다. 그때는 오로지 내 재능과 감에 대한 믿음만이 가득했었다. 하지만 그 후 광고회사의 디자인팀에서 일하며 나의 실력에 대한 확신이 와장창 깨지며 기초부터 디자인을 다시 연마했다. 그리고 스타트업의 UI/UX 디자이너, 브랜드 창업등을 경험했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이너란 기질을 가지고 충분히 기술이 숙련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말해 창의성과 논리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디자이너로 일하기 위한 기질과 디자인 이론, 툴 사용과 같은 기술적 디자인 능력이 숙달된 사람을 디자이너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양한 조직과 일을 경험하며 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감각보다 전공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작업물보다 대학에 집착했으며 이력에 집착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거나 같이 일하게 될때마다 더 치열하게 결과로 증명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나는 진심으로 이 일을 평생해나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나 자신을 그대로 담은 개인사업(사실은 아직 프리랜서다)을 해나갈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정의 시선들은 더욱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확신한다. 내가 최고의 결과물은 만들지 못하더라도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거 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나만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나는 야생의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AMALE